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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설

R.J.팔라시오 [원더] 책 리뷰

by 깐마느리 2018. 3. 1.

「원더」R.J.팔라시오, 책콩

 

 

 


 

 

 

 

내가 평범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아무도 나를 평범하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 p.10

 

 

 

 

「원더」는 선천적으로 안면기형을 갖고 태어난 어거스트 풀먼이라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짧은 에피스드들을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에서 풀어나가지만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어거스트가 있다.

 

 

 

 

초등학생 때 같은 학년이었던 한 남매가 있었다. 그 애들이 쌍둥이였는지는 모르겠다.

한번도 그 아이들을 쌍둥이라는 단어와 연관지어 떠올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쨋든 그들은 남매이면서 한 학년이었고 불우한 가정탓인지 항상 어딘가 지저분하고 촌스러워 보였다.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진 아이의 이야기인 원더를 읽는 동안 그 아이들이 떠올랐다.

어린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나는 멍청했고 나밖에 몰랐으며

내가 누군가를 무시하고 거부감을 나타내면 상대방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어쨋든 나는 그랬었다.

 

 

 

 

 

책 속에는 어거스트를 평범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많은 어른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평생 겪어온 어거스트는 그들이 '백만분의 일 초쯤?' 멈칫하는 순간도 구별해 낸다.

어거스트 본인이 말하길 '그 방면엔 전문가가 다 됐다.'

선의를 가지고 하는 행동도 이렇게 표가 나는데 하물며 악의 또는 무의(無意)에 의한 행동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거스트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아주 많고 가정형편이나 환경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금도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어거스트'들

ㅡ 비단 안면기형뿐 아니라 뚱뚱하거나 못생기거나 키가 매우 작거나 등등 보편적인 외모에서 벗어나는 ㅡ

중에는 의지할 곳이 없거나 되려 그 의지가 되어야할 사람들에게조차 상처받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아니라 이 책을 읽고 느낀 무언가를 마음에 잘 담아두고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작가는 책에서, 특히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친절'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 드러낸다.

 

 

 

"인생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봅시다…… 언제나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려고 노력하라." - p.463

 

를 시작으로 터시먼 교장선생님은 훈화 내내 친절에 대해 언급한다.

원더를 읽은 사람이라면 굳이 교장선생님의 장황한 훈화 말씀이 아니어도

친절이 얼마나 따뜻하고 고마운 일인지 충분히 느꼈을 것이다.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지만 이후의 어거스트의 삶도 계속해서 '해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도 어거스트의 앞날에 있을 많은 어려움이 어거스트가 극복할 수 있을만한 것이길 바라며

브라운 선생님의 방학 숙제로 아이들이 보낸 엽서 금언 중 어거스트의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누구나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은 기립박수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모두 세상을 극복하니까. - p.483

 

 

 

 

원더 (양장 특별판) - 10점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책콩(책과콩나무)
 

 

 


 

 

 

 

책 속 구절

 

 

만약 옳음과 친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을 택하라. - p.86

 


 

나는 아이들이 나쁜 뜻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놓고 비웃거나 요란을 떠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저 어리석기 그지없는 평범한 아이들일 뿐. - p.107

 


 

나는 의사들이 말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과학의 어감이 좋다. 이해되지 않는 말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 p.177

 


 

이건 누가 학교생활이 더 나쁜지 견줘 보는 시합이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 모두 그런 나쁜 날들을 견뎌 내야만 한다는 거야. - p.190

 


 

"잭, 꼭 나쁜 마음을 먹어야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게 아니야, 알겠니?" - p.225

 


 

'과잉보호'라는 단어는 있는데, 그 반대말은 없다는 게 참 우습다. 충분한 보호를 해 주지 않는 부모를 설명하는 말로 적당한 말은? 보호 부족? 태만? 자기중심? 변변찮은? 정답은 넷 다. - p.300

 


 

"하늘나라에 가면 사람들은 똑같게 보여?"

"글쎄, 아닐 거야."

"그럼 어떻게 서로 알아봐?"

(…)

"그냥 느끼는 거야. 사랑하기 위해 꼭 눈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 그렇지? 그냥 마음으로 느끼는 거야. 하늘나라에서도 그럴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아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는 않아." - p.351

 


 

엄마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만 보여 주는 사람이지만, 그러다 보니 나를 위해 남겨 줄 건 많지 않았다. - p.366

 


 

"정말 간단한 일이죠, 친절이란. 참으로 간단한 일. 누군가 필요로 할 때 던져 줄 수 있는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 우정어린 행동. 지나치며 한 번 웃어 주기." - p.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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