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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비문학

최재천 [인간과 동물] 책 리뷰

by 깐마느리 2018. 2. 11.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최재천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최재천

 

 

 

 

 

 


 

 

 

 

 

 

자연을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알고 배우다 보면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하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372

 

 

 

 

 

 

 

작년에 인터넷을 떠돌다가 최재천이라는 분의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교수님께 굉장히 감동하고 존경하는 마음까지 들어 부랴부랴 그 분의 책 중 하나를 구입하게 됐다.

비록 다른 책들에 밀려 이제서야 읽기는 했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더욱 존경하는 마음이 커지게 된 것을 느낀다.

 

 

 

 

 

 

어릴 때 <동물의 왕국>이라는 동물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을 즐겨봤던 기억이 있다.

워낙 어릴 때라 거기서 봤던 내용까지는 남아있지 않지만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다루었던 방송이라는 것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나에겐 만화영화만큼이나 재미있게 느껴졌던 방송인데,

이 「인간과 동물」이라는 책에도 그 프로그램만큼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동물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다.

 

 

 

 

 

 

 

 

 

 

 

 

 

「인간과 동물」은 우리에게 아직 낯설거나 이미 익숙한 많은 동물들의 습성, 생존전략, 지혜 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행동들,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과의 공통점 등을

저자 최재천 교수님께서 <EBS 세상보기>라는 프로그램에서 강의하셨던 내용을 엮어 만드신 책이다.

 

 

 

 

 

책 속에는 민벌레나 말코손바닥사슴같은 낯선 동물도 많이 등장하지만

개미나 벌처럼 우리와 가깝고 생활방식이 비교적 많이 알려진 동물에 대해서도 꽤 많이 다루고 있는데

그럼에도 읽으면서 조금 놀랐던 부분이 있다. 

 

 

 

 

 

개미는 왜 이렇게 손해만 보며 살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너무 야박하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개미 사회는 어느 정도 손해를 봐도 괜찮을 만큼의 여유를 갖춘 사회라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 p.183

 

 

인간은 성년으로 오래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하루살이의 일생이 이상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도 엄연히 하나의 사는 방법입니다. - p.276

 

 

 

 

 

이 글을 읽고 '나도 어쩔수 없는 인간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숙연해졌다.

나도 결국에는 인간중심적으로 사고하며 그들을 불쌍히 여기거나 비정상으로 간주했다고 생각하니

조금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시각으로 동물들을 대하는 교수님께 새삼 더 존경심이 일기도 했다.

 

 

 

 

 

 

 

 

책을 읽다보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거나 더 연구해봐야 한다고 적힌 것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초판이 발간된 게 2007년이니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지금은 그 뒷이야기들이 밝혀졌을까,

얼마나 많은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졌을까 궁금해진다.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 8점
최재천 지음/궁리

 

 

 

 

 


 

 

 

 

 

 

책 속 구절

 

 

가을에 산에 가서 도토리를 너무 많이 주우면 다람쥐에게도 좋지 않지만 개미한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부터는 다람쥐뿐 아니라 개미를 위해서도 도토리를 너무 많이 가져오지 말았으면 합니다. - p.185

 


 

식물은 번식을 위해 속되게 표현하면 생식기를 세상에 쫙 펼쳐놓고 삽니다. 꽃은 다름아니라 식물의 성기지요. 동물들을 유혹하여 자신의 번식에 이용합니다. 꿀을 주면서 동물의 몸에 꽃가루를 붙입니다. "나 대신 내 여자친구를 만나줘" 하는 꼴이죠. 어떻게 보면 식물은 움직여 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기발한 방식으로 성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 p.225

 


 

성에 관한 한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을까요? 생물학자들의 관찰에 의하면 여성 즉 암컷에게 있습니다. 남자들은 보통 치근거리는 쪽이고, 여성의 기분에 따라 성행위의 성사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p.264

 


 

난자는 초기 발생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다 제공합니다. 정자의 입장에서 보면, 난자 같은 훌륭한 투자가만 잡으면 되는 셈이죠. 모든 걸 갖추고 기다리는 투자가를 만나 잠깐 합세하는 흉내를 내고는 사라져버리는 것이 수컷입니다. - p.264

 


 

여성은 한 번 번식에 엄청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신중한 반면 수컷은 투자는 조금하고 요행수를 기다리는 편입니다. 많은 것 중 하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계산이죠. 따라서 투자를 적게 하니 남자가 먼저 성을 상납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있을 수 없지요. - p.265

 


 

조만간 여성들이 남자가 없어도 아이를 혼자 충분히 기를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세상이 오면 과연 우리 인간의 짝짓기 유형은 어떻게 변할까요? 여자만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남자도 충분히 혼자 키울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결혼제도는 어찌 변할까요? 저는 종종 자연에 이미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p.286

 


 

알로 낳아놓고 바깥에서 키우는 것보다 몸 속에서 키우면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 동물들이 채택한 방법이지요. 자식을 처음부터 내놓고 키우는 게 너무 안쓰러워서 포유류 최초의 조상이 그렇게 한 것이죠. 자식한테는 기막히게 좋은 방법이지만, 그것이 과연 여성 즉 암컷에게 유리한 방법이었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p.295

 


 

우리는 사실 법률과 도덕이라는 걸 만들어서 조직화하려고 매우 애를 쓰지만 기본적으로 상당히 개인 중심적인 동물입니다. 모든 사람의 권리를 평등하게 유지시켜주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내가 제일'인 그런 동물입니다. - p.303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기는 하지만 사회성만 놓고 보면 가장 진화한 동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세월이 가면 언젠가는 진사회성 동물이 된다는 얘기는 더욱 아닙니다. 인간은 인간 나름대로 독특한 사회성을 지니고 있는 겁니다. 사회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고 더 조직적인 동물들이 있다는 것뿐입니다. - p.313

 


 

물려받은 것들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게 자연선택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갑자기 바꿀 수는 없습니다. 갖고 있는 그대로 살아야 하므로 완벽하게 만들기 어렵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걸 물려받았으니까요. - p.340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우리 인간의 독특함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특별합니다. 그걸 부인할 수는 없죠.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물들도 언어 능력이 대뇌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 이렇듯 우리는 다른 동물과 다르지만, 그동안 생각해온 것처럼 그렇게 많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우리도 긴 지구의 역사를 통해서 살아남은 하나의 생물일 뿐입니다. 이 지구가 우리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존재했던 건 절대 압니다. 기나긴 진화의 역사 속에서 어쩌다보니 우리처럼 신기한 동물이 탄생한 것뿐입니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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